後記

I killed my mother(나는 엄마를 죽였다)

_0ina 2016. 10. 29. 06:31
반응형

섬뜩하고 잔인한 제목이 아닌가 싶다.
영화에 대해 말할때마다 세상 어디에도 없는 패륜아가 된 것 같음에 휩싸인다.
하지만 영화를 보고난 후에는 제목에 대한 적절함에 고개를 끄덕일 수 있었다.

나는 이 영화를 오로지 천재에 대한 호기심으로 보게되었고, 영화를 본 후에는 '이게 바로 천재구나!' 싶었었다. 스텐릭 큐브릭 작품을 봤을때처럼!

이 영화를 보기 전 나는 이 영화에 대해 어느정도 기초 상식이 있는 상태였다.
감독의 이름. 감독의 별명이 칸의 아들이라는 것. 이게 감독의 소위 처녀작이라고 칭하는 작품이라는 것. 그리고 감독 본인이 직접 연기한 것이라는 것. 이 모든 영화의 줄거리는 감독 본인이 직접 겪은 거라는거.
보통 일부러라도 아무 생각없이 보는 다른 영화들과 달리 이 영화는 유달리 알게되는 이야기가 많았다.

그래서인지 나는 이 영화에 대한 기대보다는 불신이 커진 상태였다.
너무 많이 알게되어 영화의 재미가 떨어질까봐 걱정이 컸었는데 영화를 보고 나니 그런 걱정이 얼마나 쓸데없는 거였는지 깨달았다.

영화는 엄마와 아들 모자간의 싸움으로 시작된다.
그리고 거의 전반적인 내용은 그게 다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사소한 다툼, 아들이 게이라 있는 싸움, 아들을 기숙학교에 보내려다가 싸움.
둘의 다양한 싸움으로 이야기는 진행된다.
가량 한시간 정도를.
그 과정은 지루하지는 않지만, 조금은 짜증이 난다.
나는 싸움이라면 진저리가 나는 사람이라 더 그랬던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영화의 후반부로 갈수록 이 영화의 진가는 발휘된다.

내가 그를 천재라고 느낀 건 마지막 연출 때문이었는데 마지막 5분? 10분 정도의 장면이 어느 한 장면도 잔인한 장면을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건 없는데 내가 잔인하다고 느낄 정도로 감정선 표현과 노래를 적절히 사용해 장면들을 표현하는데 그의 표현 방법에 어쩔 수 없이 천재임을 인정할 수 밖에 없게 되더라.

그리고 영화를 다보고 난 후의 영화 제목의 뜻을 알게 됐다.
그저 물리적인 죽임이 아니라 정신적인 죽임을 한 거다.
우리는 엄마를 죽이고 또 죽이고. 상처를 주고. 비수를 꽂고.

그럼에도 이 모든 걸 엄마는 또 용서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릴 사랑하고

이 영화 제목의 뜻까지 알았는데 어떻게 그를 천재가 아니라고 할 수 있을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