後記

L의 운동화

_0ina 2018. 5. 28. 0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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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도서관에서 책을 빌리다 제목에 끌려 우연히 보게 된 책이었는데,

내가 평소에 보지 못한 내용을 담고 있는 책이라 그 때 당시에 순식간에 반절 정도를 읽었었다.

그 후로는 바빠서 도서관 반납날짜가 될 때까지 나머지를 읽지 못해 계속 마음 한구석에 '읽어야지'라는 생각이 있었기에 이번에 이북으로 결제해서 끝까지 보게 되었다.


책의 내용은 복원가인 '나'가 L의 운동화를 복원 시키는 과정을 서술한 이야기인데 

복원을 한다는 일에 대해서도 무지에 가깝고 접해본 적 없었어서 처음에는 복원을 다룬 이야기라는 것 자체가 흥미로웠다.

그런 흥미로운 호기심에서 시작된 독서는 생각 외로 무거운 이야기를 다루고 있었고, 그 무거움이 내겐 깊은 감명이 되었다.


책에서 나오는 L의 운동화는 이한열 열사의 운동화를 이르는 말이다.

이한열 열사에 대해서 어렴풋이 알고만 있었지 자세한 이야기는 몰랐었던 내게 이 책은 좋은 매개체가 되어

이한열 열사의 그 때 그 당시 나이, 이한열 열사 어머님의 말씀 등 몰랐던 사실을 알게 해주었고 그런 과정 속에서 그 때 그 일이 가지고 있는 의미에 대해서 생각해 볼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복원이라는 일이 얼마나 중요하고 값진 일인지도 더불어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다.


그동안 읽은 책 중에 책을 보며 인상깊은 구절이 너무 많아 밑줄을 가장 많이 친 책같다.

내 어휘력으로는 글에 대한 감상을 다 적을 수 없을 것 같아 그냥 좋았던 구절들을 나열하며 끝내겠다.


 'L의 운동화가 내게는 더없이 추상적인 그 어떤 물건 같다. 운동화는 보편적이고 구체적인 사물이다. 그러나 L의 운동화는 단순히 운동화가 아니다. 그것은 그냥 운동화가 아니라, L의 운동화인 것이다.'


 'L의 운동화를 구성하고 있는 것은 물질이다. 그것을 구성하고 있는 물질들을 구체적으로 나열하자면 폴리에스터우레탄, PVA, 나일론 등이다. 그런데 나는 폴리에스터우레탄이라는 물질적 요소보다, 비물질적인 요소가 L의 운동화의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 같은 생각이 든다. 화학적으로, 물리적으로 분석이 불가능한 그 어떤 고요하고 특정한 요소가. 예를 들자면 보이스의 속삭임 같은 요소가.'


"피해자가 이미 죽고 없으니, 피해자를 대신할 운동화를 어떻게든 살려야 하지 않을까요? 피해자이자 증인이니 어떻게든 살아서 증언하도록요."


더 많지만 이만 줄이겠다.

독후감을 의도적으로라도 자주 써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초등학교 때 억지로 쓴 독후감 이후로 몇 편 쓰지 않아서 내 감상을 적기가 너무 어렵다.

내 마음은 더 깊은데, 말로는 좋다. 감동적이다. 라는 일차원적인 말만 전할 수 있다는게 너무 속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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